지금은 다른 업종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한때 국내에서 제일 큰 파쇄회사에서 다년간 근무한 경험을 근거로 파쇄를 잘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파쇄 서비스간의 장단점을 정리해 보겠다.
문서파쇄는 보통 현장파쇄와 입고파쇄 두 가지로 나뉘는데 현장파쇄는 파쇄회사 직원들이 찾아와서 파쇄를 해주는 반면, 입고파쇄는 파쇄할 문서를 가지고 가서 파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각각의 장단점이 무엇일까?
현장파쇄
가장 큰 장점은 내 눈앞에서 문서파 파쇄되는 장면을 직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문서를 파쇄한다고 가지고 가서 제대로 파쇄를 하는지, 그대로 방치를 하는지 싣고가서 어디 한적한 곳에 그냥 폐기해 버리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요즘은 대부분 가지고 가서 폐기하는 과정까지 영상이나 사진으로 자료를 남겨 증빙하는 업체들이 많지만 예전에는 실제로도 파쇄를 약속하고 가지고 가서는 야산이나 공터에 그대로 방치하거나 폐기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언론사를 통해 뉴스에 보도가 되는 사건도 종종 발생했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보는 앞에서 확실하게 파쇄되는 과정을 보는 것이 가장 안심되고 믿을 수 있는 파쇄방법이라 고객사 대부분이 가장 선호하는 파쇄 서비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단점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현장에서 파쇄가 가능한 조건이 있다. 가장 문제가 파쇄작업을 진행할 충분한 공간확보이다. 이게 가능하고 파쇄할 시간도 충분히 준다면 현장파쇄를 가장 추천하지만 이처럼 여러 대의 차량이 짧게는 1~2시간에서 많게는 하루 종일 장소를 차지하고 시끄럽게 파쇄를 하는 것이 가능한 업체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특히 주변이 주택가이거나 상가, 상업지구인 경우 장시간 시끄러운 소음이나 분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파쇄과정은 민원발생의 원인이 된다.
간혹 주차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소규모 업체에서 현장파쇄를 고집하는 경우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작업을 진행할 수 빆에 없는데 주차단속 문제도 있고 통행에 방해가 된다고 불편해 하는 시민들도 있기 마련이라 현장파쇄로 진행이 가능한 환경을 갖추지 못한 업체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또한 양이 수십에서 수백톤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문서라면 도저히 하루 만에 모두 파쇄를 하기는 어려운데 여러대의 차량이 며칠씩 진을 치며 파쇄작업을 진행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러한 경우에도 현장파쇄를 추천하지 않는다.
또한 기후나 날씨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너무 무더운 폭염이나 혹한, 갑작스러운 폭우가 발생하는 경우 일정에 맞춰 작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돌발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입고파쇄 보다는 많은 편이다.
입고파쇄
반면 입고파쇄의 가장 큰 장점은 기후변화나 주차문제, 민원 발생 소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자체 파쇄공장을 보유한 업체들의 경우 자신의 파쇄공장으로 가지고 들어가서 출입통제를 한 상태에서 계속 파쇄기를 돌리니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끊임없이 파쇄가 가능하다. 게다가 한꺼번에 파쇄할 수 있는 양도 많아서 대량문서 파쇄를 하기에는 최적의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보통은 단가도 현장파쇄보다 저렴하다. 현장파쇄는 차량 한대가 출동하는데 따르는 유류비와 파쇄작업을 진행하는 인원이 차량당 보통 2명씩은 붙기 때문에 5대 정도가 출동하면 인원은 최소 10명 이상이 동원된다. 그에 따라는 유류비와 인건비가 기본으로 들어가다 보니 공장파쇄 보다는 기본 이용료 자체가 높게 책정된다. 하지만 공장파쇄는 보통 기계를 작동하는 인원과 입고된 문서를 지게차로 옮기는 인원, 그밖에 보조적인 업무를 포함해도 4~5명 이내로도 충분히 많은 양의 문서를 파쇄할 수 있기 때문에 단가 자체도 훨씬 낮출 수 있다.
대량의 문서를 파쇄하는데 따르는 비용 부담이 된다면 당연히 공장 입고 파쇄를 추천하다.
그렇다면 공장입고 파쇄의 단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보안성이다. 물론 자체공장을 보유하고 보안관리 시스템을 갖춰 보안관리 수칙에 따라 파쇄를 진행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원칙을 잘 지키지 않는 업체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므로 공장입고 파쇄로 대량의 보안문서를 파쇄할 계획이 있다면 사전에 파쇄업체를 방문하여 시설을 한번 둘러보기를 권한다. 업체 영업사원 말만 듣고, 업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만 보고 계약하지 않기를...내가 알기로는 문서파쇄 업체 가운데 공장입고 파쇄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CCTV나 보안시스템이 가동되는 상태에서 진행해야하는 원칙대로 하는 업체가 많지 않다고 본다.
영세한 업체의 경우 공장건물은 없고 공터에 대충 가림막만 해 둔 상태에서 파쇄기를 돌려 파쇄하고 폐기하는 경우도 봤다. 그나마 파쇄라도 하면 다행인데 싣고가서 그대로 야산에 파묻어 버리거나 공터에 몇낳 며칠을 방치한 끝에 보안서류들이 이리저리 날리며 거리에 뒹굴어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하고 신고를 하는 사건도 있었기에 공장입고 파쇄는 꼭 시설을 확인하고 파쇄하기르 권한다. 가능하다면 직원이 직접 파쇄공장을 방문하여 파쇄과정을 참관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문서파쇄를 한때 현장파쇄가 더 좋은지, 공장 입고파쇄가 더 좋은지는 정답이 없다. 내가 사정과 형편에 맞춰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서파쇄 후에는 비용 영수증만 챙길 것이 아니라 꼭 파쇄증명서와 보안각서를 받아두기 바란다. 가능하면 파쇄과정 영상이나 사진도 받아두자. 만약에 정보유출 사고라도 발생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는데 꼭 필요한 증빙자료가 될 것이다.
문서파쇄 비용을 아끼는 팁 하나, 파쇄할 문서를 파쇄공장까지 직접 가지고 가면 파쇄비용을 받지 않고 파쇄해 주는 업체도 있다. 아무리 양이 많아도 파쇄비용은 전혀 받지 않는다고 하니 직접 가져갈수 있는 경기권 거주자들에게 추천한다.
'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해를 10장의 사진으로 표현한다면? (3) | 2024.11.28 |
---|---|
죽음이 다가올때 가져갈 수 있는 것 (1) | 2024.11.27 |
너무 열심히 살지 않아도 돼... (1) | 2024.11.25 |
방과후교실 미술반에서 서울대 미대 합격한 썰 (1) | 2024.11.24 |
신년 계획이 뭐였더라? (1) | 2024.11.23 |